처음이라는 단어를 여전히 좋아합니다. 반복되는 삶 속에서 그래도 새롭게 시작하고픈 의지를 전달해 준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매 시즌 <생활명품 애>의 첫 제품에는 더 많은 생각이 담깁니다. 여러 고민 끝에 2025년 봄, 여름 저희의 시작은 프랑스 브랜드 콘숀 퀴넷 (Conchon Quinette)으로 결정했습니다. 콘숀 퀴넷은 망토를 제작하는 퀴넷 가문과 모자를 만드는 콘숀이라는 사람이 함께 설립한 브랜드입니다. 1884년에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시작됐으니 1백년이 훌쩍 넘은 브랜드지요. 한때 유통에도 관여를 했지만 현재는 생산에만 집중하는 팩토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는데요.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모든 과정을 컨트롤 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정체성과 옷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유리합니다. 저희는 오래 전부터 품질 좋은 스트라이프 보트넥 티셔츠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목 둘레선이 배의 바닥 모양처럼 옆으로 넓게, 반면 앞뒤는 얕게 파인 티셔츠를 보트넥이라고 부르지요. 직관적으로 프랑스의 여름 휴양지가 떠오르는 옷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콘숀 퀴넷의 보트넥을 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원단 때문이었습니다. 다른 브랜드의 옷들은 원단이 무겁고 거칠어 손이 가지 않았지만 콘숀 퀴넷은 달랐습니다. 150그램의 부드러운 천축, 즉 인도 원단을 사용했는데요. 맨살에 닿는 기분이 좋아 매일 매일 찾게 되더군요. 가볍고 부드러운 원단에 비해 세탁 뒤 수축과 변형 역시 심하지 않아 세탁 뒤에도 후즐근한 느낌이 없었습니다. 원단이 가벼우니 스커트나 데님에 넣어 입더라도 거북함이 없습니다. 아래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앞단보다 뒷단이 길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드롭 테일 디테일이 적용된 부분인데요. 이게 3,40대에게 얼마나 유용한 디자인인지 잘 아실겁니다. 부담스럽지 않고 넉넉하게 하체를 가려주기 때문에 마음이 편안하죠. 그러니 더 자주 입게 되고요. 넥 라인의 어깨와 가까운 부분에는 독특한 형태의 거셋이 위치합니다. 목 부분의 내구성에 도움을 주는 보트넥의 오리지널 디자인 포인트입니다. 이 모든 엣지들이 프랑스 브랜드답게 과하지 않게 표현됐습니다. 사이즈는 프리사이즈로 제작 했고 색상은 우리 3,40대 여성들이 잘 소화할 수 있는 컬러들로 택했습니다. 예쁘고 생동감 넘치다는 이유로 젊은 친구들의 착장을 무작정 따라가면 곤란할 테고 그렇다고 늘 점잖은 색상만을 입을 수 없잖아요. 그 사이 적절한 지점을 고민했습니다. 색상은 모두 네 가지입니다. 굵기가 다른 두 종류의 네이비 (broad, narrow). 그리고 레드, 레드/블루입니다. <생활명품 애>는 긴 역사를 가진 해외 브랜드와의 협업에 늘 설렙니다. 유행에 흔들리지 않고 본질을 추구하는 모습은 저희 <생활명품 애>도 본받고 싶은 모습이니까요. 올봄 콘숀 퀴넷이 상징하는 프랑스의 문화를 경험해 보시길 바랍니다. 보트넥 스트라이프의 경쾌함이 여러분의 삶에 스며들길 기대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