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퀼팅자켓 촬영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생활명품 애’만의 분위기를 헤치지 않으면서 사실적이고 아름다운 사진을 완성해야 하기 때문에 저에게는 가장 긴장되는 하루입니다. [퀼팅자켓]180년 역사의 영국 회사에서 만든 트위드 원단의 느낌을 보여주기 위해 밝고 환한 빛이 필요했습니다. 쉽게 말해 저희가 준비한 옷을 제대로 보여드리고 싶었죠. 촬영은 보통 3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 준비하고, 가고, 오고, 회의하는 과정까지 치자면 반나절이 필요한 무척 긴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 날의 이야기, 분위기, 그리고 자랑하고 싶은 퀼팅자켓. A컷과 B컷까지 나눠보겠습니다. 생활명품애와 바스통의 f/w 첫 프로젝트는 퀼팅자켓입니다. 자연의 색감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베이지 헤링본컬러와 어디에서든 튀지 않는 그러면서도 가장 멋스러운 네이비 컬러를 선택했습니다. 1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영국의 Arbraham moon의 트위드 원단을 사용했고 저희가 사랑하는 바스통이 옷을 만들었습니다. 이 퀼팅자켓은 2015년부터 바스통에서 생산했으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습니다. 옷은 완벽하니 모델인 저만 잘하면 문제가 없겠지요? 그래서 저도 열심히 준비했어요. F/W 첫 프로젝트로 퀼팅자켓과 문 원단사를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조금 유치하지만 자기애가 충만한 저의 이름이 큼직하게 박혀있는 ‘moon’이 참 좋았고요. 스코틀랜드 북부에서 만들어진 양모답게 깊고 아름다운 발색이 좋았습니다. 메리노울의 부드러움과는 상반되는 거칠고 강한 감촉, 그만큼 높아진 보온력이 강점입니다. 어떤 옷이 퀼팅자켓과 어울릴까? 제일 먼저 저는 니트 스커트를 선택했습니다. 여성스러운 라인과 발목까지 따뜻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좋고 투박한 외투를 입을 지라도 맵시를 살려주니까요. 제 얼굴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가장 볕 좋은 시간, 창 앞에 서서 열심히 촬영에 임합니다. 상의를 선택하는 여러 기준중의 하나가 바로 기장일 텐데요. 그 기장이 바로 우리의 다리길이를 좌우하고, 비율을 좌우합니다. 퀼팅 자켓은 딱 적당한 기장이기에 민망함을 가려주고 하의선택의 자유를 줍니다. 가을 겨울 외투에 주머니는 있어야죠. 꽤 깊고, 넓은 포켓으로서의 기능이 충분하지만 상체가 커 보이지 않게 단단하게 밀착시켰죠. 이게 옷태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쫙 빼입고만 살수는 없죠. 가벼운 약속, 동네 마실, 어느 곳에 가더라도 이 옷은 의외로 아웃도어로서의 느낌을 자아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긴 부츠와 헝클어진 머리, 편안한 장소와도 잘 어울리는 퀼팅자켓입니다. 아니, 아무리 옷이 중요하다해도 이렇게 사람 얼굴조차 담지 않았던 겁니까 포토작가님들! 이번엔 네이버컬러 촬영에 들어갑니다. 미니 플레어스커트로 무리수를 좀 둬봤습니다. ...알아서 얼굴을 가려줬네요. 저는 그저...여러 스타일의 하의에도 적당한 격식과 점잖음을 주는 옷이라는 이야기를 사진으로 보여주고 싶었을 뿐입니다. 좌로 걷고, 우로 걷고, 벗었다가 입었다가. 촬영이라는 게 다 그렇습니다. 네이비 자켓을 염두해둔 분들에게 제가 추천하고 싶은 하의의 컬러는 바로 아이보리입니다. 네이비의 고급스러운 컬러와 퀼팅무늬가 눈에 확 들어오고 전체적인 룩의 멋스러운 발란스를 맞춰줍니다. 하늘아래 같은 네이비가 없는 것처럼, 우리의 옷장도 그러합니다.우리에게 없는 바로 그 네이비라고 생각합니다. 꽤 마음에 들었는지 자신 있게. 점점 더 과감하게 .. 사이즈는 s와m이 준비되어있습니다. 가을 겨울 외투는 셔츠 니트 풀오버 등과 겹쳐 입어야 하기 때문에 과하게 슬림하지 않습니다. 평소 사이즈대로 선택하시면 큰 문제 없을 겁니다. 나이가 들수록 포기 하게 된 것은 무거운 옷과 무거운 가방입니다. 울 원단과 솜의 무게. 딱 우리가 감당할 만한 그 정도의 무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3온스의 솜이 들어있고, s사이즈 기준 재킷의 무게는 680 그램입니다. 뭐하나 마음에 드는 걸 찾기 어려운 저 같은 사람은 옷의 내부가 무척 중요합니다. 내복위에 걸칠 수도, 반팔위에 입을 수도 있는 것인데 까끌거리거나 부대낌이 있으면 손이 안 가게 되지요. 바스통은 내부도 외부도 모두 완벽합니다. “포토작가님. 이 옷은 뒤집어서 찍어야 합니다.”속으로는 무슨 말을 하셨을지 모르겠으나, 기꺼이 촬영을 하며 이렇게 말하시네요 “와, 속이 더 이쁘네요” symbol of quality 바스통 이잖아요. 49만7천원. 꽤 비싼 가격입니다. 그러나 원단. 부자재. 제작의 질. 반드시 포기할 수 없는 것들로 기준을 맞추었고, 몇 달의 과정을 거쳐 퀼팅 자켓이 탄생했습니다. 내 옷이 어디서,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알게되면 옷을 더 사랑하게 됩니다. 또한 이 옷의 가치를 알고 잘 관리하며 입을 주인 곁에 이 옷이 머물렀으면 좋겠습니다. Good product with good care will last forever 추가적으로 저는 스탠다드핏 셔츠에 니트 그 위에 퀼팅자켓을 입었습니다. 넉넉한 핏의 자켓이기 때문에 낑김이나 불편함이 없습니다. S사이즈를 착용했고, 키는 (귀엽게도) 161입니다 . 11월 9일 늦은 저녁 9시에 만나요.